창원시 진해 옛 육군대학 부지(육대부지)로 결정된 창원시 새 야구장 입지를 두고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30일 신축 야구장 부지 선정과 관련한 정보공개청구를 거부한 창원시에 대해 빠른 시일 내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부지 타당성 재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KBO는 접근성이 떨어지는 육대부지가 새 야구장 부지로 결정된 것과 관련, 지난달 23일 창원시에 새 야구장 부지 선정 관련 정보 공개를 청구했지만 창원시가 거부하자 이에 맞서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KBO는 창원시에 부지 타당성 재조사를 공동으로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창원시가 이를 거절하면 신뢰할만한 외부 전문기관에 맡겨 입지 타당성 재조사를 독자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옛 마산시를 지역구로 하는 시의원 16명도 이날 시기를 같이해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옛 육대부지에 새 야구장을 건립하는 계획을 백지화하라고 촉구하는 등 시를 압박했다.
　

이들은 새 야구장 부지 결정 이후 시민 여론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벌인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새 야구장 건립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여론조사기관인 지엔지리서치에 의뢰해 19세 이상 창원시민 709명(옛 창원 325명, 옛 마산 263명, 옛 진해 121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50.2%가 새 야구장 건립에 반대했고, 찬성 의견은 33.9%에 그쳤다고 소개했다.
　

새 야구장 건립에 찬성한 응답자 중에서는 야구장 위치로 진해(32.9%)보다 마산(36.7%)을 선호하는 비율이 높았다. 반면에 건립 반대 응답자의 92.1%는 리모델링한 마산야구장을 사용하는 데 찬성했다고 밝혔다.
　

새 야구장 부지로 육대부지를 결정한 것은 잘못됐다는 응답이 77.2%로 압도적으로 높았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마산권 시의원들은 이런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1,300억원이 소요되는 새 야구장을 짓지 말고, 리모델링한 마산야구장을 NC다이노스의 홈구장으로 사용하자고 주장했다.
　

이들은 새 야구장 건립을 백지화하지 않으면 새 야구장과 관련한 어떤 예산도 통과시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대해 창원시는 이미 공정하게 진행된 의사결정을 되돌릴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창원시는 프로야구 제9구단 유치 2개월 전에 언론기관에서 벌인 여론조사에서 창원 연고로 하는 프로야구단 창단에 88.3%, 새 야구장 건립에 63.5%가 각각 찬성했다고 설명했다.
　

새 야구장 입지도 예비타당성 조사용역 등을 거쳐 진해 육대부지로 선정했다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시의회의 해당 상임위원회와 본회의 등에서 충분히 용역과정을 설명했고, 관련 의견도 수렴했다고 밝혔다.
　

NC다이노스도 공식 문서에서 육대부지에 창원시가 약속한 기한 내에 새 야구장이 건립되면 홈구장으로 사용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KBO의 정보공개 청구는 NC다이노스와 체결한 `프로야구단 창단 관련 업무협약서`에 제3자에게 자료를 유출하지 않는다는 보안 규정이 있어 거부했다고 해명했다.
　

이미 입지를 결정한 사안이기 때문에 KBO가 제안한 입지 타당성 공동 재조사에 응할 수 없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
　

창원시는 지난 2월 `새 야구장 건립사업단`을 발족했으며 현재 그린벨트 해제, 도시개발 인가, 새 야구장 건축 등 분야별 전문 공무원들이 2016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새 야구장 건립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말에는 사업비 1,280억원, 부지면적 8만 8,000㎡, 건축면적 6만㎡, 2만 5,000석 규모의 새 야구장 기본계획 용역을 마무리했다.
　

지난달 26일에는 경남도 지방기술심의위원회에서 입찰방법 심의를 마쳤고 입찰공고를 준비 중이다.
　

박춘우 창원시 행정국장은 "명품 야구장을 건설하기 위해 차근차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새로운 개념의 선진 야구장을 짓고,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경남의 랜드마크 스포츠시설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정종민 기자